【시집, 발표詩】 248

한글을 지켜요

한글을 지켜요 이제민 우리글이 없어 한자(漢字)로 쓰던 때 우리말을 쉽게 배우고 쓰기 위해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셨다 일제 강점기 때 나라를 잃어 민족의 얼과 정기 말살당하고 한글을 빼앗긴 설움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 노력한 선인(先人)들 세상을 떨치는 우수한 우리말, 한글 아직도 일본어 찌꺼기가 남아있고 인터넷 보급으로 한글을 훼손하는 신조어(新造語)가 늘어나고 있다 민족정신 깃든 우리 말과 글 바르고 예쁘게 써서 소중히 여겨 후대(後代)에 물려주는 우리가 모두 한글 지킴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꽃향기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 여름호)

꽃향기 이제민 유혹하는 손짓에 발걸음 멈춰봐요 청명한 하늘 향기를 머금고 꽃망울 터트려요 바람에 흔들리며 앙증맞게 미소 짓는 상큼한 희망의 언어 꽃향기 맡으며 눈을 감아봐요 별빛에 반짝이며 곰살맞게 눈웃음치는 달콤한 사랑의 언어 꽃잎은 져도 고운 향기는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나른한 오후 이제민 따사로운 봄 햇살 방안에 스며드는 오후 온몸 나른해진다 초록 옷 입은 나무 사이로 새 한 마리 지나가다 나뭇가지에 앉아 조잘조잘 고된 삶 속 번뇌 흘러가는 세월 묻어두고 멈춰진 시간에 갇혀 적막하다 춤추며 손짓하는 유혹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 ·계..

한여름 밤의 그리움

한여름 밤의 그리움 이제민 뜨거운 태양 익어가는 여름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다 종일 시끄러운 매미도 지쳤는지 잠시 울지 않는다 밤하늘 별을 보며 꿈으로 다가온 그리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있는 것 같은 모습 시원한 차를 마시며 가슴을 식혀 보지만 깊어가는 여름밤 그리움은 더해 간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나른한 오후

나른한 오후 이제민 따사로운 봄 햇살 방안에 스며드는 오후 온몸 나른해진다 초록 옷 입은 나무 사이로 새 한 마리 지나가다 나뭇가지에 앉아 조잘조잘 고된 삶 속 번뇌 흘러가는 세월 묻어두고 멈춰진 시간에 갇혀 적막하다 춤추며 손짓하는 유혹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꽃향기

꽃향기 이제민 유혹하는 손짓에 발걸음 멈춰봐요 청명한 하늘 향기를 머금고 꽃망울 터트려요 바람에 흔들리며 앙증맞게 미소 짓는 상큼한 희망의 언어 꽃향기 맡으며 눈을 감아봐요 별빛에 반짝이며 곰살맞게 눈웃음치는 달콤한 사랑의 언어 꽃잎은 져도 고운 향기는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함께하는 세상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 겨울호)

함께하는 세상 이제민 함께하는 세상은 아름답다 위험한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시민들 힘을 합쳐 돕고 안도의 한숨 내쉬며 제 갈 길 간다 삭막한 도시가 아닌 인정이 넘치는 활기찬 거리 혼자만의 세상이 아닌 다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희망이 있는 세상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겨울호 통권 39호 늦가을 풍경 이제민 가을바람 유혹에 리듬 타며 붉게 타오르고 깊어가는 가을밤 찻잔에 떠 있는 달그림자 숨바꼭질하다 잠 못 이루네 가을 끝자락에 남은 열매 산까치 나눠주고 찬바람 산 등허리 몰아치면 집 안에 꼭꼭 숨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겨울호 통권 39호 귀바위 마을 이제민 보은(報恩)에서 ..

귀바위 마을

귀바위 마을 이제민 보은(報恩)에서 삽십 리 탄부면(炭釜面) 동남쪽 넓은 들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 산다 남쪽에 울미산[雲霧山] 아래 보은에서 흐르는 대냇물[竹川, 報靑川]과 속리산(俗離山)에서 흐르는 삼가천(三街川)이 구정부리에서 합수(合水)된다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귀바위, 구암(龜岩)이라 하고 1914년에 중관리(中官里), 하관리(下官里)를 병합하여 아홉 개 바위[고인돌, 支石墓]가 있어 구암리(九岩里)라 했다고 한다 거북바위라 부르는 제1호 지석묘는 한 해가 바뀔 때, 햇곡식이 날 때, 가을걷이가 끝나면 정성스레 음식을 차려놓았다고 한다 바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숨바꼭질하면서 놀았던 어린 시절 냇가에서 낚시하고 도랑에서 미꾸라지, 메기, 붕어, 가재 등 족대로 잡았던 때가 있었다 모내기 철 마..

함께하는 세상

함께하는 세상 이제민 함께하는 세상은 아름답다 위험한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시민들 힘을 합쳐 돕고 안도의 한숨 내쉬며 제 갈 길 간다 삭막한 도시가 아닌 인정이 넘치는 활기찬 거리 혼자만의 세상이 아닌 다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희망이 있는 세상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겨울호 통권 39호

보슬비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1년 봄 여름호)

보슬비 이제민 촉촉이 보슬비 내린다 숨죽인 풀꽃에 속삭이며 내리는 고마운 단비 코로나19로 힘든 나날 아픈 상처 어루만져주고 서로 보듬어주며 견뎠던 시간 새싹 움트듯 산뜻이 기지개 켜며 설레는 기다림, 보슬비에 젖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봄·여름호 은행나무 아래에서 -강직한 용재공(慵齋公) 이종준(李宗準) 이제민 의성현령(義城縣令) 지낸 후 모처럼 사우(士友)와 바둑을 둔다 부친께서 심은 은행나무 집 가리켜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금호고사(琴湖高士)의 집’이라 했단다 1498년 무오년(戊午年) 혼란한 정국 사화(士禍)에 연루되었다고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난 금오랑(金吾郞) 짙어가는 푸르른 은행나무 아래 삼매경에 빠져 바둑을 두는 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