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골목길에 선 가로등 이제민 외딴 골목길에 가로등 하나 서 있다. 발길이 뜸해지면 어김없이 나타나 어둠을 밝게 비추는 등불 두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술 한잔 마신 것처럼 흐느적거리며 지나가는 모습 낯선 광경은 아니었다.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이었다. 그래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반가이 맞아줄 가족이 있다는 것 그나마 다행이었다. 낯선 골목길에서 기다림에 지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떠돌이 인생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친구 삼아 흐릿한 기억을 더듬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