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폭우 이제민 갑자기 퍼붓는 장대비 여기저기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따뜻한 보금자리 내팽개치고 몸만 겨우 빠져나간 초라한 모습 모두들 하늘만 원망하기엔 상처가 너무나 커 자실하는 사람들 해마다 반복되는 슬픈 사연. 【시와 글】/시(詩) 2005.07.02
흑백의 요정 흑백의 요정 이제민 하얀 도화지 아이들의 꿈 한점한점 놓는 흑백의 요정 눈목자로 훨훨 날고 날일자로 껑충껑충 입구자는 엉금엉금 티끌 하나 없는 파아란 하늘 행마는 사뿐히 공격은 날렵하게 수비는 튼튼하게 하는 요정들 하늘로 한 칸 껑충 날갯짓 살며시 비마 내려앉아 중앙에 세력의 연막을 치.. 【시와 글】/바둑시 2005.06.24
촛불 앞에서 촛불 앞에서 이제민 어두운 밤 촛불 앞에 서면 수련해지는 마음 스치는 타인처럼 사랑이 없는 말 무심코 뱉어버렸지. 일렁이는 촛불에 알량한 거짓말, 이기심 태워버리지만 늘 엄습해 오는 고통 무심코 뱉은 말처럼 사랑은 타다 남은 초인 것을. 【시와 글】/시(詩) 2005.06.18
거미 거미 이제민 19층 고층 아파트에 몸짓이 왜소한 거미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실타래처럼 얽힌 미로를 만들어 놓고 먹잇감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머리 나쁜 곤충들 위협을 느끼지 못한 채 날갯짓하기에 여념이 없다 거미의 포위망이 온몸을 누르자 그제야 눈치채는 곤충 사는 길을 외면하고 죽는 길.. 【시와 글】/바둑시 2005.06.14
비 비 이제민 사랑으로 퍼붓는 비에 그리움이 젖는다 웃음으로 가득했던 하늘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그냥 지나치던 바람은 낯선 얼굴로 다가온다 지칠 대로 지친 하늘 밑 빗물이 스며들기 전에 눈물이 먼저 앞선다. '언제 그칠까' 간절함도 잠시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내게 남는 것은 허무뿐 이 .. 【시와 글】/시(詩) 2005.06.10
바람 바람 이제민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향긋한 바람에 내 가슴 일렁인다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그 바람은 어떤 모습일까? 외로운 도시에서 지친 나를 깨우고 안개 낀 그림자를 떨쳐버린다 거짓으로 위장된 알량한 이기심 그늘진 삶을 떠나 푸른 빛, 들녘에 부는 그 바람에 안기고 싶다 솔솔 불어오는 .. 【시와 글】/시(詩) 2005.06.07
바둑 예찬 바둑 예찬 이제민 반상 위의 361로의 길 흑백을 교대로 인생을 만끽하는 바둑 귀에서 정석 진행이 되어 변으로 진출하고 그 안에는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수많은 선택의 길. 우주가 좋아 힘자랑 내 집을 굳건히 지키며 밑으로 지하철 구축하고 귀, 변, 중앙이 조화를 이룰 때 바둑의 묘미가 더해 가며 회.. 【시와 글】/바둑시 2005.06.04
한밤중 한밤중 이제민 바람소리조차도 잠이든 한밤중 늘 깨여있네. 조그만 방안 코끝으로 스며드는 커피향 그리움 못잊어 너에게 달려가네. 너는 언제나 모든 걸 포용하는 천사 같은 마음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가깝고도 먼 그대 언제나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새벽이 되도록 그대의 꿈을 꾸네. 【시와 글】/시(詩) 2005.05.21
한 가지 한 가지 이제민 아무리 잘한 일이라도 중요한 한 가지를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튼튼하게 콘크리트로 온몸을 휘감아도 이물질이 들어가면 곧이어 틈새가 벌어진다오. 사랑도 모든 것을 바치면 영원할 거라 믿어도 사소한 한 가지로 금이 가는 것을. 늘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게 인생인 것을. 【시와 글】/동시(童詩) 2005.05.06
하양 까망 하양 까망 이제민 수많은 길이 나있는 조그만 네모 안 승부의 세계 뒤돌아올 수 없는 희뿌연 안개 속을 나란히 걷고 있네. 화합을 하다가도 서로 격돌하고 눈치를 보다가도 금세 어울리는 하양 까망. 모난 마음에 제멋대로 가다가도 다시 돌아와 인내심을 기르고 깊고 복잡한 미로를 홀로 두드리며 폴.. 【시와 글】/바둑시 200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