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692

고목(古木)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 여름호)

고목(古木)이제민한때는 새소리 들리고바람 소리 청명한언덕 위 나무 한 그루길 너머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곳아름드리 느티나무세월의 고단함을 이고 있다오랜 세월 계절이 순환하듯가지마다 새잎은 지고 피는데언제부턴가 꽃을 피울 수 없었다그때부터인지 새들도 찾지 않으니스치는 바람 소리조차 휭휭 지나간다다시 꽃 피울 수 있을지기대감 저버린 지 오래밑동마저 흔들리고 만다.------------------------·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여름호 통권 42호새벽 바다이제민갯내 품은 해변에근심 걱정 내려놓고잔잔한 바다에 몸을 싣는다포구에는 뱃고동 소리 내며새벽 항해를 시작하고고요했던 짙푸른 바다는 넘실거린다수평선 너머 희망찬 해가 떠오르고붉은빛으로 물든 물결 보니신비롭고 황홀하다햇살 가득한 은빛 바다싱그런 물..

가로등

가로등 이제민 어두워지면 켜지는 등불 언제나 제자리에 서서 희망을 주는 한 줄기 빛 두 어깨에 무거운 짐 짊어지고 터덜터덜 걷는 길에 불빛이 출렁거린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소리 없이 등대처럼 길잡이 한다 슬픈 사연 가득 안고 늦게 돌아와도 홀로 서서 반갑게 맞이한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여름호 통권 42호

새벽 바다

새벽 바다이제민갯내 품은 해변에근심 걱정 내려놓고잔잔한 바다에 몸을 싣는다포구에는 뱃고동 소리 내며새벽 항해를 시작하고고요했던 짙푸른 바다는 넘실거린다수평선 너머 희망찬 해가 떠오르고붉은빛으로 물든 물결 보니신비롭고 황홀하다햇살 가득한 은빛 바다싱그런 물결 위로 갈매기 끼룩끼룩꿈을 향해 날갯짓한다.------------------------·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여름호 통권 42호·계간 『한국문학세상』 '제19회 대한민국 디지털 문학상' 시문학상 당선작 (2024년 5월 31일)

고목(古木)

고목(古木) 이제민 한때는 새소리 들리고 바람 소리 청명한 언덕 위 나무 한 그루 길 너머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곳 아름드리 느티나무 세월의 고단함을 이고 있다 오랜 세월 계절이 순환하듯 가지마다 새잎은 지고 피는데 언제부턴가 꽃을 피울 수 없었다 그때부터인지 새들도 찾지 않으니 스치는 바람 소리조차 휭휭 지나간다 다시 꽃 피울 수 있을지 기대감 저버린 지 오래 밑동마저 흔들리고 만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여름호 통권 42호

용재공(慵齋公) 이종준(李宗準) 행력 및 수록집 (hwp, pdf파일)

용재공(慵齋公) 이종준(李宗準) 행력 및 수록집  [목차]□용재공(慵齋公) 이종준(李宗準) 행력□[시문집] 용재유고(慵齋遺稿)  *초간본 1824년, 중간본 1901년, 삼간본 1911년 간행□[국역서] 용재눌재양선생유고(慵齋訥齋先生遺稿) *2020년□용재공(慵齋公) 작품□[의서] 신선태을자금단(神仙太乙紫金丹) *1497년 간행□용재공(慵齋公) 수록집□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용재공(慵齋公) 배향서원(配享書院)□가장(家狀), 행장(行狀), 묘갈명(墓碣銘), 서(序), 발문(跋文)□눌재공(訥齋公) 이홍준(李弘準)□부록

10·29 참사

10·29 참사 이제민 이태원 핼러윈 축제 즐기려 코로나19 해방감으로 마스크 벗고 길거리에 나왔던 젊은 사람들 골목마다 인파로 북적거리고 발 디딜 수조차 없이 모여드는데 안전관리도 없고 위험을 여러 번 신고했으나 늦장 대응으로 많은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다 비통하고 원통하랴! 발을 동동거리며 구조를 기다린 시간 그들에게는 돌아올 수 없는 긴 시간이었으리라 8년 전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이 다시금 상기(想起)되어 가슴이 먹먹하다 묵묵히 애도를 표하며 애써 눈물을 훔치고 국화꽃 한 송이 헌화한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며

한글을 지켜요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 겨울호)

한글을 지켜요 이제민 우리글이 없어 한자(漢字)로 쓰던 때 우리말을 쉽게 배우고 쓰기 위해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셨다 일제 강점기 때 나라를 잃어 민족의 얼과 정기 말살당하고 한글을 빼앗긴 설움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 노력한 선인(先人)들 세상을 떨치는 우수한 우리말, 한글 아직도 일본어 찌꺼기가 남아있고 인터넷 보급으로 한글을 훼손하는 신조어(新造語)가 늘어나고 있다 민족정신 깃든 우리 말과 글 바르고 예쁘게 써서 소중히 여겨 후대(後代)에 물려주는 우리가 모두 한글 지킴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귀바위[龜岩] 마을* 가을 풍경 이제민 길섶에 핀 들꽃 갈바람에 살랑거리고 탁 트인 들녘에 옹기종기 모여..

눈 오는 날의 겨울 찻집 풍경

눈 오는 날의 겨울 찻집 풍경 이제민 산길 따라가면 외딴 아담한 찻집이 나온다 통나무로 지은 차향 가득한 그림 같은 집 햇빛에 비친 눈꽃 보석처럼 반짝이고 사각사각 눈을 밟으며 걷는 즐거움 산속 눈 쌓인 통나무집 고즈넉한 풍경이 운치 있다 굴뚝에선 뽀얀 연기가 뭉실뭉실 피어오르고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 아늑하고 푸근하다 찻집에 들어서면 감미로운 선율이 흐르고 주전자 물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마음마저 훈훈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귀바위[龜岩] 마을 가을 풍경

귀바위[龜岩] 마을* 가을 풍경이제민길섶에 핀 들꽃 갈바람에 살랑거리고탁 트인 들녘에옹기종기 모여 사는 귀바위 마을대양(大陽) 쪽으로 보이는 동오리산소나무 숲으로 새들 휴식처 되고누렇게 익어가는 들판 허수아비 춤추고벼 이삭 알알이 영글어 가네밀짚모자 쓴 농부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 맺히고콤바인으로 수확한 알곡 보니어깨춤 들썩 풍년가 절로 나오네햇곡식으로 거북바위에 음식 차려놓고제(祭)를 올렸던 옛 풍속(風俗)현대식 건물로 단장하고집집이 농기계 갖추고 대대로 농사를 짓네.* 귀바위[龜岩] 마을 : 충북 보은군 탄부면 구암리의 으뜸이 되는 마을.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