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古木)이제민한때는 새소리 들리고바람 소리 청명한언덕 위 나무 한 그루길 너머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곳아름드리 느티나무세월의 고단함을 이고 있다오랜 세월 계절이 순환하듯가지마다 새잎은 지고 피는데언제부턴가 꽃을 피울 수 없었다그때부터인지 새들도 찾지 않으니스치는 바람 소리조차 휭휭 지나간다다시 꽃 피울 수 있을지기대감 저버린 지 오래밑동마저 흔들리고 만다.------------------------·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여름호 통권 42호새벽 바다이제민갯내 품은 해변에근심 걱정 내려놓고잔잔한 바다에 몸을 싣는다포구에는 뱃고동 소리 내며새벽 항해를 시작하고고요했던 짙푸른 바다는 넘실거린다수평선 너머 희망찬 해가 떠오르고붉은빛으로 물든 물결 보니신비롭고 황홀하다햇살 가득한 은빛 바다싱그런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