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길 코스모스 길 이제민 파아란 하늘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오솔길 코스모스 길. 가냘픈 자태를 뽐내듯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고 고추잠자리 살며시 앉으면 빨강, 분홍, 하양으로 인사하는 코스모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하며 한잎 한잎 떨구어 이긴 사람이 이.. 【시와 글】/시(詩) 2005.09.25
가을, 차 한 잔을 마시며 가을, 차 한 잔을 마시며 이제민 가을엔 차를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한 잔의 차, 양은 비록 적지만 풍기는 향기는 온 방안을 가을 향기로 물들게 합니다. 모처럼 마주앉은 다정한 친구와 차 한 잔 곁들며 지난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가을은 비록 짧지만 우리의 마음.. 【시와 글】/시(詩) 2005.09.08
가을은 가을은 이제민 가을은 시인이 되는 계절. 가을빛으로 물든 나뭇잎들, 파아란 하늘 당신을 기다리고 당신의 향기를 그리워하게 합니다. 혼자 볼 수가 없어 당신에게 붉은 빛으로 물든 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 둘만의 공간을 이 배경에 실어 한 편의 詩로 남기고 싶습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시와 글】/시(詩) 2005.08.25
선풍기 선풍기 이제민 여름이 오면 긴 잠에서 깨어나 새 생명을 얻어요 바람도 없는 맑은 하늘 소낙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후텁지근한 날씨 때아닌 바람을 일으키느라 연방 고개를 돌려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도 이마엔 땀이 송알송알 온몸을 짓누르는 가방은 아무렇게나 내팽개치.. 【시와 글】/동시(童詩) 2005.07.23
여름바다 여름바다 이제민 태양이 이글거리는 무더위가 찾아오면 하나둘씩 모여드는 사람들 작은 도시를 이룬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온몸이 타들어가는 열기 속에 바다는 모처럼 긴 기지개를 켠다 백사장은 알록달록한 꽃무늬로 물들고 바다는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천국이 된다 밀려오는 파도에 아이들은 환.. 【시와 글】/시(詩) 2005.07.19
비가 오는 날이면 비가 오는 날이면 이제민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학창시절 대학가 기차길 옆 허름한 간이술집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에 파전과 생두부를 안주 삼아 어수선한 시국을 논하고 젊음을 노래했습니다. 술 한잔을 곁들이면 기차의 고적소리는 빗소리에 잠겨 이야기 속으로 점점 빠져들어.. 【시와 글】/시(詩) 2005.07.12
폭우 폭우 이제민 갑자기 퍼붓는 장대비 여기저기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따뜻한 보금자리 내팽개치고 몸만 겨우 빠져나간 초라한 모습 모두들 하늘만 원망하기엔 상처가 너무나 커 자실하는 사람들 해마다 반복되는 슬픈 사연. 【시와 글】/시(詩) 2005.07.02
흑백의 요정 흑백의 요정 이제민 하얀 도화지 아이들의 꿈 한점한점 놓는 흑백의 요정 눈목자로 훨훨 날고 날일자로 껑충껑충 입구자는 엉금엉금 티끌 하나 없는 파아란 하늘 행마는 사뿐히 공격은 날렵하게 수비는 튼튼하게 하는 요정들 하늘로 한 칸 껑충 날갯짓 살며시 비마 내려앉아 중앙에 세력의 연막을 치.. 【시와 글】/바둑시 2005.06.24
촛불 앞에서 촛불 앞에서 이제민 어두운 밤 촛불 앞에 서면 수련해지는 마음 스치는 타인처럼 사랑이 없는 말 무심코 뱉어버렸지. 일렁이는 촛불에 알량한 거짓말, 이기심 태워버리지만 늘 엄습해 오는 고통 무심코 뱉은 말처럼 사랑은 타다 남은 초인 것을. 【시와 글】/시(詩) 2005.06.18
거미 거미 이제민 19층 고층 아파트에 몸짓이 왜소한 거미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실타래처럼 얽힌 미로를 만들어 놓고 먹잇감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머리 나쁜 곤충들 위협을 느끼지 못한 채 날갯짓하기에 여념이 없다 거미의 포위망이 온몸을 누르자 그제야 눈치채는 곤충 사는 길을 외면하고 죽는 길.. 【시와 글】/바둑시 2005.06.14